-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비 7.9% 상승,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동월비 13.0% 상승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한달 전보다 더 커지면서 6%를 넘어섰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류 가격은 전월 대비 더 오르지 않았지만 기후 요인 등으로 채소류 가격이 1년 새 급등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따라 공공요금도 두자릿수 뛰었다. 10월까지 오름세가 계속될 예정이어서 다음달 추석 밥상물가가 만만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은 2일 7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고 밝혔다. 외환위기 때인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다. 전월(6.0%) 대비로도 0.5%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같은 기간 7.9% 오르며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주로 식품가격 상승폭 확대 영향으로 오름폭이 확대되었다. (7.4% → 7.9%) 이 역시 외환 위기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일시적 충격에 민감한 농산물과 석유류 등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5% 오르며 2009년 3월(4.5%)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전기·가스·수도 요금 등 공공 요금이 전년 동월 대비 15.7% 상승하면서 2010년 1월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채소류 가격은 같은 기간 25.9% 상승했다. 지난 2020년 9월(31.8%)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잦은 비와 폭염으로 작황이 좋지 못했고, 농촌 인력부족도 겹쳤다. 전반적으로 생산비가 상승하는 가운데 잦은 강수 요인도 있었고, 지난해 상승률이 낮았던 기저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로는 오이가 전년 동월 대비 73.0% 급등했다. 배추(72.7%), 시금치(70.6), 상추(63.1%) 등도 1년 새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상추는 한달 만에 가격이 2배 이상(108.0%) 뛰었다. 반면 고구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0.1% 떨어졌다.
개인서비스 가격은 전년 대비 6.0% 상승하며 1998년 4월(6.6%) 이후 2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생선회(10.7%)와 치킨(11.4%) 등 외식 가격이 평균보다 크게 올랐다. 통계청은 야외 활동이 증가하고 대면 서비업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단 정부는 농축수산물 등의 가격 상승 폭이 훨씬 높게 집계되는 점을 보면 아직은 수요보다 공급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이 더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석유류 가격도 1년전과 비교해 35.1%가 올랐다. 특히 등유(80.0%)와 경유(47.0%)가 많이 올랐다. 다만 국제 유가가 떨어진 영향으로 석유류는 올들어 처음으로 전월과 비교하면 소폭(0.1%) 내렸다.
축산물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로는 6.5% 올랐지만 전 달과 비교하면 2.4% 떨어졌다. 통계청은 유류세 인하와 축산물에 대한 할당관세 조치 등 최근 정부의 단기 물가 안정책이 일부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대외 여건이 조금씩 안정세을 찾아가고 있다며 향후 물가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9~10월이 물가 정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예상대로 안정세가 유지된다고 해도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5%를 넘길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