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호선 연장과 한강 2기신도시 확정’
적어도 김포는 현수막 상으로는 축제분위기입니다. 길거리 이곳 저곳에 경축하는 현수막이 현란하게 걸려있습니다. 평소 이름도 잘 몰랐던 모임부터 향우회 등 눈에 익숙한 단체들 명의의 환영 현수막이 계속 내걸리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이번 협약식에 직간접적으로 이름을 올린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국토부 장관, 심지어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는 인사말도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눈에 띠는 현상은 김포지역 각 정당이나 정치인들 명의의 현수막입니다. 여기에는 이번 발표내용과 연관시켜 자신들이 효과적 역할을 했음을 과시하는 문구가 들어있습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국민의 힘과 민주당은 성명서 공방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국힘쪽의 내용은 민주당에 대해 ‘제대로 한 일도 없으면서 숟가락 얹지마라’는 직설적인 표현까지 사용해가며 비난하는 문구 일색입니다. 김병수 시장과 홍철호 전의원은 감격의 눈물까지 흘렸다 합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의 김포 갑을 지역위 명의의 성명은 ‘이번 결정은 특정그룹의 전유물이 될 수 없으며 김포시민들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절제된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혼자 밥상 차린 것 아니니 너무 요란떨지마라’는 것입니다.
이번 현상을 보면서 아쉬운 것은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이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샴페인을 터뜨리는 행위입니다. 아직도 각 정당 지역위에서 내건 추모 현수막이 버젓이 걸려있는데 그 옆에다 경축 현수막을 요란하게 내거는 행위가 저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언론이나 인터넷 매체를 통해 이미 알려진 소식인데다 굳이 그리 생색을 내지 않아도 역할에 대한 평가는 훗날 시민들이 냉정히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품격있는 표현, 조용한 자축을 기대하는 생각이 너무 낭만적인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이태원 참사에 대해 직간접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윤석열 오세훈에게 보내는 감사표현을 현수막에서 확인하는 것은 10.29 참사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김포2기 한강신도시의 성과와 과제, 문제점에 대해선 앞으로 차근 차근히 짚어볼까 합니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자칫 분위기에 마냥 들뜨다가 모처럼 찾아온 지역발전 기회를 국내 최대의 베드타운으로 만들지나 않을지 염려됩니다. 기존 한강 신도시는 슬럼화를 막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을 만들고 김포도약의 계기로 반전 시키기 위해선 정치소속을 떠나 지역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데 숟가락 논쟁으로 변질되고 있는 현 상황이 아쉽기만 합니다.
지역 정치인들이 만나기만 하면 되풀이하는 ‘김포당’ 소속 이야기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지 되물어보고 싶습니다. 공치사를 늘어놓더라도 품격있는 표현을 기대하는 것은 김포정치의 수준을 봤을 때 과도한 기대인지 궁금합니다.
전국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김포 역시 차기 총선분위기로 접어드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여의도식 막장대결만은 김포에서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 본 칼럼은 칼럼자 개인의 의견으로 본지의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